AI로 해결되지 않는 마지막 퍼즐: 의사결정 구조

AI로 해결되지 않는 마지막 퍼즐: 의사결정 구조

[1] AI 도입이 일상이 된 지금, 기업은 왜 더 복잡해졌을까?

최근 몇 년간 소비재 브랜드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데이터 통합을 진행하고, 리뷰 분석, 수요 예측, 상담 챗봇, 광고 자동화 등 기업 내 여러 영역에서 AI가 이미 기본 기능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브랜드 운영은 과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실무자와 경영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다른 현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 “데이터는 많아졌는데 판단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 “AI가 숫자는 보여주지만, 왜 그런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 “예측 모델은 도입했지만, 중요한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감으로 결정합니다.”

AI를 도입했는데도 중요한 의사결정이 여전히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AI는 분석과 추론은 잘하지만, 브랜드가 실제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고유한 사고 구조’는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길의 형태는 분석할 수 있어도, 어떤 방향과 방식을 선택할지는 기업마다 다릅니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각 브랜드가 판단할 때 고려하는 기준, 우선순위, 맥락, 조건 관계 같은 운영의 논리체계는 스스로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AI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2] 데이터와 AI가 있어도 의사결정이 흔들리는 이유

앞선 블로그 시리즈에서는

이 단계들 모두 브랜드 운영에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의사결정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결론은 명확합니다.

문제는 데이터의 부족이 아니라, 의사결정 방식이 구조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 데이터 통합이 되어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

데이터가 모이면 전체적인 시야는 넓어집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다음 질문은 더 복잡해집니다.

  • “이 많은 데이터 중 무엇을 봐야 할까?”
  • “판단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맞는 걸까?”

데이터는 재료일 뿐이고, 그 재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고 틀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2) 예측 모델을 도입해도 판단이 남는 이유

예측 모델은 미래의 숫자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에는 여전히 답하지 못합니다.

  • “그래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지?”
  • “이 예측의 원인은 무엇이지?”
  • “매출이 아닌 공헌이익 기준으로 보면 어떤 선택이 유리할까?”

예측이 답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의사결정 구조의 영역입니다.

말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는 알아도, 어떤 수가 좋은 선택인지는 보이지 않는 상황과 같습니다.

3) 자동화가 늘어날수록 복잡성이 커지는 이유

프로모션 일정, 재고 상태, 시즌성, 원자재 가격, 유통 채널 변화 등 운영을 구성하는 모든 변수는 동시에 움직입니다.

자동화는 이 복합성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외 상황이 생기는 순간, 판단은 결국 사람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이 모든 이유는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브랜드 운영의 문제는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사고 방식의 부재입니다. 즉, 의사결정 구조가 없는 상태에서는 어떤 AI도 충분히 활용될 수 없습니다.

[3]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면 운영이 어떻게 달라질까?

의사결정 구조는 복잡한 개념이 아닙니다. 브랜드 운영을 구성하는 변수들 간의 관계와 규칙, 그리고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놓은 지능형 프레임워크입니다. 이 구조가 갖춰지면 운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1) 관계 기반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판매량, 재고, 프로모션, 가격, 리드타임, 공헌이익 등 운영의 요소들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의사결정 구조는 이 관계를 명확히 드러내주기 때문에 독립적인 숫자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구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재고 부족 + 프로모션 일정 → 광고 예산 조정
  • 리드타임 증가 + 회전율 둔화 → 발주 전략 변경
  • 원가 상승 + 매출 구조 변화 → 가격 정책 재산정

즉, 한 변수의 변화를 전체 맥락 속에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시나리오 기반 비교가 가능해집니다.

운영은 단일 선택이 아니라 다층적인 옵션의 조합입니다.

  • 프로모션을 연장했을 때
  • 발주량을 줄였을 때
  • 가격을 소폭 조정했을 때

각각의 결정이 어떤 운영 결과로 이어지는지 시나리오별로 자동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3) AI가 ‘전략’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정립되면 AI는 예측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된 사고를 기반으로 전략 제안까지 가능해집니다.

  • 최적 발주량
  • 인플루언서 시딩 최적화
  • 광고 예산의 효율 재배분
  • 가격 전략 추천

이 시점부터, AI는 반복 작업을 대신하는 도구를 넘어서 브랜드 운영을 함께 사고하는 동료처럼 작동합니다.

운영은 부품의 나열이 아니라, 관계의 설계입니다. 건물도 자재보다 구조가 먼저입니다.

[4] 의사결정 구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Ontology의 역할

의사결정 구조를 실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단순히 모으는 것을 넘어서, 각 요소의 의미·관계·규칙을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개념이 바로 Ontology(온톨로지)입니다.

Ontology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하나의 언어로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 SKU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재고는 SKU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 가격, 할인, 프로모션은 어떤 규칙 아래 작동하는가
  • 회전율, 리드타임, LOT, 공헌이익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러한 구조 위에서 AI는 단순 계산을 넘어서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음 블로그 글에서 이러한 Ontology가 실제 브랜드 운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례 중심으로 풀어볼 예정입니다.


마무리하며 :

AI가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브랜드가 실제로 어떻게 사고하고 판단해야 하는지는 아직 누구도 대신 설계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데이터도, 더 복잡한 예측 모델도 아닙니다.

브랜드가 스스로의 사고 방식을 어떤 구조로 다루고 싶은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이 선택이 정리되는 순간부터 AI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운영 전반을 함께 바라보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흐름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희 달파는 브랜드사가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를 더 단단한 ‘운영의 언어’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자 고민하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나눠보면 좋겠습니다.